‘빨리, 빨리’를 외치는 한국인들은 밥도 빨리 먹는다. 식사가 나온 후 10분 만에 수저를 놓는 사람이 부지기수인데, 밥을 빨리 먹으면 우리 몸에서는 어떤 일이 생길까
1. 위염 위험이 2배 높아진다2015년, 강북삼성병원 서울종합검진세터 고병준 교수팀은 2007~2009년 사이 건강검진을 받은 10,893명을 대상으로 식사 속도와 위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평상시 식사 시간이 15분 이내로 짧은 사람은 위염이 생길 위험이 최대 1.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빠른 식사 속도가 포만감을 덜 느끼게 해 과식으로 이어지게 되고, 음식물이 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위점막이 위산에 더 많이 노출되어 위장관계 질환 가능성이 커질 수 있는 것이다. 하이닥 소화기내과 상담의사 제석준 원장(건강제일내과의원)은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식사를 하려면 씹는 시간이 부족해지고, 제대로 씹지 않은 음식들을 위산과 위액 및 소화액으로만 소화하려고 하면 위에 부담이 많이 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한다.
2. 살이 찐다보통 빨리 먹는 경우, 더 많은 양을 먹기 때문에 살이 찌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같은 양을 먹어도 식사 속도가 빠르면 비만이 되기 더 쉽다. 2006년 일본 나고야 대학교 연구팀에서 35~69세 성인 약 4,700명을 대상으로 식사 속도 정보를 받아 분석한 결과, 남성의 경우 식사 속도가 보통인 사람에 비해 매우 빠른 사람은 체중이 3.9kg이 더 나가고, 반면 식사 속도가 매우 느린 사람은 3kg 가벼운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양을 먹어도 식사 속도가 빠르면 살이 더 많이 찌는 이유에 대해 연구진은 호르몬과 인슐린 과다 분비가 원인이 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3. 당뇨병 위험이 커진다2015년 리투아니아 보건대학교의 리나 라제비시에네((lina radzeviciene) 박사 연구팀은 제2형 당뇨병 진단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234명과 당뇨병이 없는 468명을 대상으로 평소 식사 속도를 비교한 결과, 식사 속도가 빠른 사람의 경우 제2형 당뇨병 발병률이 평균 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2형 당뇨병은 몸의 인슐린 저항성이 커지면서 인슐린의 작용이 원활하지 않아 고혈당과 상대적인 인슐린 분비 장애가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천천히 먹는 습관이 더욱 중요하다. 제석준 원장은 “특히 당뇨 질환이 있는 경우 합병증으로 인한 자율신경계의 장애로 장운동의 능력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빠른 식사는 위에 더 많은 부담이 될 수 있다”라고 말한다.
천천히 먹으려면식사 시간을 늦추려면 ‘꼭꼭 씹어야 한다’라는 생각을 갖고 천천히 먹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식사 시작 시각을 확인하고 20분 이상 밥 먹는 연습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식사 중에는 혼자 tv나 스마트폰을 보며 먹는 것보다 주변 사람과 대화하면서 음식의 맛을 음미하며 식사를 즐기도록 한다.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제석준 원장 (건강제일내과의원 소화기내과 전문의)